미국 디트로이트의 빅3 완성차 업체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2025 회계연도에 무려 264억 달러(약 38조 원)의 글로벌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북미 시장에서의 수익성이 완전히 붕괴되었습니다. 이 여파로 소속 UAW(전미자동차노조) 노동자들은 2026년 2월, 전통적으로 지급되던 연간 이익분배금(profit-sharing check)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기간 제너럴모터스(GM) 소속 노동자는 1인당 10,500달러(약 1,500만 원), 포드(Ford) 노동자는 6,780달러(약 980만 원)를 수령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스텔란티스 경영진은 이번 손실의 원인을 '전기차(EV) 시장의 냉각'과 '소비자 수요 감소'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들은 전기차 전환에 과도하게 투자한 것이 실적 악화를 초래했다는 논리를 펴며, EV 전환 정책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을 왜곡한 '희생자 코스프레'에 가깝다는 비판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됩니다.

실제로 UAW의 리치 보이어(Rich Boyer) 부위원장은 내부 서한을 통해 "스텔란티스 경영진이 미래를 위한 투자 대신 주주 환원에만 집착했고, 공장의 핵심 역량을 깎아내려 적자를 감추려 했다"고 직격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노조의 불만이 아니라, 스텔란티스의 경영 전략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입니다. 과연 스텔란티스의 실패는 EV 시장 탓일까요, 아니면 자업자득(自業自得)일까요?

Jeep Wrangler 4xe plug-in hybrid electric SUV parked in an urban setting, representing Stellantis limited EV lineup

빅3 완성차 업체 2025년 주요 실적 및 EV 투자 비교

항목스텔란티스 (Stellantis)제너럴모터스 (GM)포드 (Ford)
2025년 글로벌 순손익-264억 달러 (순손실)+145억 달러 (순이익 추정)+82억 달러 (순이익 추정)
UAW 노동자 1인당 이익분배금0 달러10,500 달러6,780 달러
핵심 EV 플랫폼부분적 (STLA Medium/Large, 지연)Ultium (전용 플랫폼, 양산 중)GE (전용 플랫폼, 2세대 개발 중)
북미 EV 시장 점유율 (2025)약 3.5% (추정)약 8.2% (추정)약 5.1% (추정)
연간 EV 투자 규모 (2023-2025 평균)약 80억 달러약 130억 달러약 110억 달러

출처: 각사 실적 발표, UAW 공식 서한, 업계 분석 자료 종합 (본지 자체 비교 분석)

스텔란티스 북미 지역 수익성 추이 (2021-2025)

연도북미 조정 영업이익률핵심 요인
202116.3%신규 합병 시너지, Jeep/Ram 판매 호조
202214.1%공급망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202310.2%가격 인상, 재고 관리 실패
20245.8%시장 점유율 하락 가속화
2025-8.9% (적자 전환)재고 과잉, 가격 할인, 264억 달러 손실 반영

출처: 스텔란티스 연례 보고서 및 분기별 실적 발표 자료 재구성

Stellantis automotive assembly plant with idle production lines, reflecting operational and financial challenges in 2025

GM·포드와의 EV 투자 전략 비교: '선택과 집중'의 차이

스텔란티스의 실패는 EV 전환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전환했는가의 차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GM은 2020년부터 'Ultium'이라는 전용 EV 플랫폼을 개발하여 쉐보레 실버라도 EV, 캐딜락 리릭 등 다양한 모델을 시장에 출시했습니다. 포드도 머스탱 마하-E, F-150 라이트닝 등 히트 모델을 앞세워 EV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졌습니다. 반면, 스텔란티스는 내연기관 플랫폼을 부분적으로 개조한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략에 주력했습니다. 지프 랭글러 4xe는 호평을 받았지만, 이는 '1단계'에 불과했고, 이후 본격적인 EV 모델 출시는 지연되었습니다.

경영진의 세 가지 치명적 실수

  1. R&D 및 공급망 투자 부족: 스텔란티스는 2023-2025년 평균 약 80억 달러를 EV 관련 연구개발과 배터리 공장 건설에 투자했습니다. 이는 GM(130억 달러)과 포드(110억 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특히 소프트웨어 역량과 배터리 셀 자체 생산 능력 확보에 인색했습니다.
  2. 내연기관 차량 가격 인상 전략의 실패: Jeep과 Ram의 인기를 믿고 노후화된 내연기관 모델의 가격을 급격히 인상했습니다. 소비자들은 비슷한 가격대에서 더 나은 기술과 디자인을 제공하는 경쟁사(현대차, 기아, 토요타 등)로 대거 이탈했습니다.
  3. 재고 관리 실패: 2024년 하반기부터 북미 시장에서 재고가 급증했습니다. 결국 2025년에는 대규모 인센티브와 할인 판매에 나서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EV 탓'이라는 변명의 위험성

스텔란티스의 사례는 EV 전환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바라봐야 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EV 시장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둔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인 추세는 여전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스텔란티스가 'EV 시장이 식었다'는 핑계로 자신들의 전략적 실패를 가린다면, 이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큰 경고 신호입니다. EV 전환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전환의 방향성과 실행력을 점검해야 할 때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Global automotive stock market index chart showing declining trend for legacy automakers amid EV transition

한국 완성차 업계에 주는 시사점

스텔란티스의 264억 달러 손실 사태는 한국의 현대자동차그룹과 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던집니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 시리즈와 EV9 등 전용 플랫폼 기반의 EV 라인업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GM과 포드의 '선택과 집중' 전략과 유사합니다. 반면, 일부 국내 업체들이 내연기관 모델의 개조에 의존하거나 EV 투자를 미루는 결정을 내린다면, 스텔란티스와 같은 전략적 실패를 반복할 위험이 있습니다.

결론: 진짜 교훈은 '실행력'에 있다

스텔란티스의 사례는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이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재확인해줍니다. 문제는 '전환 자체'가 아니라 '전환을 대하는 기업의 태도와 실행력'입니다. EV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단기적인 책임 회피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경쟁력은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미래 기술에 꾸준히 투자하고, 실행력을 확보하는 데 있습니다. 한국의 에너지 및 자동차 산업 관계자들은 이번 사례를 통해 'EV 전환은 느리게, 내연기관은 오래'라는 안일한 전략이 얼마나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 깊이 인지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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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Reference):

"파키스탄, 태양광 32GW로 LNG 수입 충격 피하다 분산형 재생에너지가 보여주는 에너지 안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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